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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목적성

1) 착용자

패션제품은 심미적인 것뿐 아니라, 사용 시 착용자의 정체성을 표현하기 때문에 디자인이 미적인 측면과 더불어 여러 측면에서 착용자에게 적합해야 한다.

우선 착용자의 신체적 특징에 적합해야 한다. 신체적 특징, 즉 착용자의 신체 사이즈와 피부, 눈동자, 머리카락 색과 체형에 적합해야 한다. 올바른 사이즈를 착용하면 착용자에게는 인체 생리학적 측면에서 쾌적함과 안락감을 주며, 너무 작거나 너무 큰 옷은 보는 사람의 입장에서 호감도를 저하시키기도 한다.

한국 사회를 포함하여 글로벌마켓은 다양한 인종을 대상으로 패션제품을 기획하므로 패션디자인을 할 때 여러 가지 특징 중에서도 특히 착용자의 피부색을 고려하여 색채계획을 한다. 패션 디자인을 할 때 디자이너는 표준 사이즈의 표준체형에 근거하여 시제품을 만들어 보기는 하지만, 실제 착용자의 체형적 특성을 파악하여 단점은 보완하고 장점은 부각 되는 디자인을 하고자 노력한다.

 

착용자의 나이 또한 디자인의 선택에서 고려해야 할 중요한 사항이다. 동일한 트렌드를 반영한다고 해도 입는 사람의 연령에 적합하게 표현되어야 한다. 예를 들어 중년 여성 이후의 연령층을 위해서는 패션정보기관이 제시하는 트렌드 중 목표 집단의 연령에 맞는 부분만 선택하여 재해석하게 된다. 이는 연령층에 따라 의복에서 추구하는 혜택이 달라지고 트렌드를 표현하고자 하는 욕구가 연령이 높아질수록 대체로 감소하기 때문이다.

 

패션디자인에서는 착용 상황과 착용자의 사회적 역할에 대한 고려도 중요하다. 개인이 수행하는 역할은 직업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과의 관계에 따라 규정된다. 교복과 같은 유니폼은 착용자의 직업이나 역할을 직접적으로 규정하고 표현한다. 교복은 학생으로서의 정체성을, 군복은 군인으로서의 정체성을 표현한다. 이러한 복식은 착용자의 역할을 전달할 뿐만 아니라, 그 의복을 착용함으로써 착용자가 그 역할을 규범에 맞게 수행하는 데 기여한다. 이렇게 명시된 역할 이외에 관계적 역할의 표현과 규정에도 복식이 관계한다. 예를 들어, 한 여성은 엄마, 아내, 친구 등의 수행하는 역할이 각기 다른 상황에서 본인의 역할에 대한 해석에 바탕을 두고 가장 적합한 복식을 선택한다. 따라서 디자이너는 목표 소비자의 라이프스타일과 함께 그 소비자가 수행하는 여러 가지 역할에 대한 이해에 기반을 두고 품목과 디자인을 기획해야 한다.

 

2) 착용 상황

패션디자인은 제품의 착용 상황에서의 실용적 목적에 적합해야 한다. 즉, 패션제품에서 합목적성은 옷이 순수 예술이 아닌 디자인 제품이기 때문에 요구되는 필요조건이다. 디자이너나 브랜드는 디자인할 때 항상 소비자가 제품을 실제 착용하는 상황을 먼저 염두에 두고 사회적으로 적합하게 받아들여지는 형태로 만들어야 한다.

 

합목적성은 사회적 규범의 지배를 받는다. 사회적 규범은 가 상황에 맞는 격식을 규정하는데, 복식에서 격식을 차린 의례적인 복장은 정장 또는 영어로는 포멀 웨어(formal wear)나 포멀 드레스(formal dress)라고 표현하며, 격식을 차리지 않은 복장은 평상복 또는 영어로는 캐주얼(casual)이라고 한다. 서양 복식에서 포멀 웨어는 공식적인 연회용 의상을 일컫는 화이트 타이나 블랙 타이와 비즈니스 웨어 중 정장으로 인식되는 슈트와 타이 차림, 군인의 예식용 예복 등이 포함된다. 앞에서 나열한 화이트 타이나 블랙 타이는 남성복의 타이 색을 뜻하지만, 착용 상황을 지칭할 때는 각 상황에 걸맞은 남성복과 여성복의 복장 규정을 지칭한다. 화이트 타이는 테일코트와 윙 칼라 흰 셔츠, 흰 보타이, 흰 웨이스트코트 등으로 구성된 최고의 격식성이 요구되는 상황을 의미하고, 블랙 타이 역시 수준 높은 격식성을 요구하며, 숄 칼라나 노치트칼라로 된 재킷과 흰 드레스 셔츠, 검정 보타이 등으로 구성된다. 여성은 화이트 타이에 반드시 바닥까지 닿는 긴 이브닝 가운을 입어야 하며, 블랙 타이에는 이브닝 가운을 입으나 요즘에는 발목보다 짧은 칵테일 드레스도 허용된다. 대부분이 민속 복식은 현대 의생활에서 의례용으로 사용되어, 블랙 타이나 화이트 타이가 필요한 경우에 착용하기도 한다.

 

블랙 타이 복장

 

 

여성용 비즈니스 포멀 웨어는 남성복과 비슷하게 재킷과 스커트 또는 팬츠로 구성되며, 남녀 모두 상하의를 같은 소재로 만드는 것이 기본적인 포멀 웨어라고 할 수 있다. 직업군의 특성에 따라 비즈니스 웨어는 매우 다양하여 금융권이나 법조계 같은 업계는 비교적 보수적인 비즈니스 포멀 웨어를 입으며, 디자인이나 IT업계 같은 경우는 개인에게 선택의 자유가 더 많아서 대개 캐주얼하게 입는다.

 

서양복식에서 이러한 상황에 적합한 복장 규정을 드레스 코드(dress code)라고한다. 실생활에서 드레스 코드는 대부분 직장에서처럼 명문화되어 있지 않지만 구성원들의 암묵적 동의와 함께 존재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원활한 사회생활을 위해서 개개인이 속한 집단의 관습적인 드레스 코드에 동조하게 된다.

 

파티와 같은 특별한 상황에서는 드레스 코드를 명시하기도 한다. 이때 블랙 타이나 화이트 타이처럼 격식성이 매우 높아서 비교적 선명하게 정의되어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드레스 코드가 스마트 캐주얼이라고 적힌 초청장을 받았다고 가정하자. 스마트 캐주얼은 ‘포멀하지는 않지만 깔끔한 복장’을 말하지만, 이 또한 여러 가지 해석이 가능하므로 짐작하기가 어렵다. 드레스 코드는 집단 내부 구성원 간의 약속이므로, 그 모임의 구성원이 만들어 내는 문화의 코드를 파악하고 그에 맞게 해석하는 것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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